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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중국 진출 20년 만에 매출 40배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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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16, 2018, 14:10:36

중국법인 매출 99년 700만 달러 → 올해 2억 8000만 달러 예상
농심 신라면배 바둑대회 개최..현지화 마케팅으로 효과 톡톡

인더뉴스 김진희 기자ㅣ "농심의 중국시장 성공 비결은 제품과 마케팅의 '투트랙 전략'입니다"

 

농심은 자사의 중국시장 진출이 올해로 만 20년을 맞았다고 16일 밝혔다. 1999년 진출 첫 해 매출 700만 달러를 시작으로, 농심 중국법인은 올 상반기 매출 약 1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해 20년 동안 40배 성장했다.

 

농심에 따르면 연말까지 2억 8000만 달러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누적매출도 상반기를 기점으로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농심 해외법인 최초의 기록이다.

 

다른 산업과는 달리 식품의 경우 자국 식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외국 식품업체들이 성공하기 힘들다. 하지만, 농심은 한국라면으로 20년 이상 성장을 이어왔다는 평이다.

 

◇ ‘한국 신라면 그대로’ → 매출 20년간 40배 성장

 

농심 관계자가 꼽은 성공비결은 ‘차별화된 제품’과 ‘현지화 된 마케팅’으로 요약된다. 일명 ‘투트랙 전략’이다. 신라면의 매운맛 그대로 중국시장에 내놓지만, 광고나 마케팅 등은 철저하게 현지 문화와 트렌드를 우선시했다.

 

농심의 경우 오히려 ‘한국적인 것’이 중국에서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 신라면·너구리 등을 본래의 얼큰한 맛·제품 규격·디자인·브랜드까지 그대로 중국시장에 선보였다.

 

현지화를 통해 중국라면과 유사한 제품을 출시하면 단기적으로 매출이 오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농심 브랜드가 사라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신라면은 농심의 중국사업 대표주자로 중국 주요 대형마트와 편의점, 타오바오 등 온·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2018년 인민일보 인민망 발표에 따르면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명품’으로도 선정됐었다. 

 

한국식 ‘끓여먹는 문화’도 중국에 소개했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포면(包面) 문화가 보편적이다. 그릇에 면과 스프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데워먹는 것을 말한다. 농심은 한국의 ‘끓이는’ 라면 조리법을 고수했다.

 

낯선 조리법 때문에 초반에는 소비자들이 외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농심은 ‘라면은 끓여먹어야 맛있다’는 구호로 지역 곳곳에서 시식행사를 벌였다. 지금은 중국 현지 유명 라면업체들도 끓여먹는 라면 신제품을 지속 출시할 만큼 한국식 라면 조리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농심은 ‘고급 이미지’ 전략을 내세웠다. 신라면이 맛과 품질면에서 기타 다른 시중 제품과 차별화 된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때마침 중국 정부가 경제 개방정책을 펴면서 중국인들의 소득수준이 함께 올라갔고, 이후 한국의 신라면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났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한국 특유의 얼큰한 맛이 중국인들이 신라면을 찾는 가장 큰 이유다”며 “신라면의 빨간색 포장과 매울 辛자 디자인을 두고 중국인들도 종종 자국 제품이라고 여길 만큼 신라면은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농심은 상하이·칭다오 등 동부 해안 대도시에서 충칭·시안 등 서부 내륙도시로 영업망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커지는 온라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며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 신라면배 바둑대회, 辛라면을 중국에 알린 辛의 한 수

 

농심이 중국시장 진출 성공비결로 꼽은 ‘투트랙 전략’의 다른 한 축, ‘현지화 마케팅’의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신라면배 바둑대회(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다.

 

‘신라면배 바둑대회’는 1999년 농심이 중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매년 이어오고 있는 마케팅 활동이다. 중국 인기스포츠인 바둑을 통해 ‘辛라면을 각인시킨 辛의 한 수’라 평가 받기도 했다는 것이 농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 20회를 맞은 ‘신라면배 바둑대회’는 어제(15일)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올렸다. 이세돌·박정환 등 국가대표 기사들이 출전했다. 앞으로 5개월 간 중국·일본 기사들과 베이징·부산·상하이에서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농심에 따르면 해당 대회는 제품에 대한 고집과는 반대로 중국 현지 정서와 문화를 접목한 대표적인 마케팅 활동이다. 중국 진출 당시 중국 내 바둑 인기가 높은 것을 파악하고, 관련 이벤트를 통해 농심의 인지도와 신라면 브랜드를 동시에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에 1999년 7월, (재)한국기원과 함께 국가대항전인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을 창설했다. 기업의 제품명을 대회 타이틀로 내세우기는 세계기전 중 신라면배가 처음이었다.

 

제1회 대회에는 한국의 조훈현·이창호, 중국의 마샤오춘·창하오,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등 세계 정상급 기사들이 참가해 바둑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농심은 ‘중국시장 공략’이라는 대회 목적을 위해 마케팅에 힘을 쏟았다. 대국장 인테리어·팸플릿·제품전시·기념품·시식행사 등으로 농심과 신라면을 홍보하는 전략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열리는 대국을 관전하기 위해 중국 소비자들은 대국장이나 TV앞에 모여들었다. 이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신라면 소비로 이어졌다.

 

특히 중국이 처음 우승했던 제9회 대회는 중국 전역 700여개 언론사를 통해 집중 보도되기도 했다. 농심 관계자는 이때 수백억 원에 해당하는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지금도 매년 중국에서 치러지는 결승대회는 중국 CCTV·상해TV·인민일보 등 다수 중국 언론사에서 보도한다. 신라면배의 흥행이 초창기 농심의 중국 사업 돌파구가 된 셈이다.

 

조인현 농심 중국법인장은 “언론보도와 입소문 광고효과는 특약점·대형마트 입점 등 유통망 확대를 가져왔고, 이는 곧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며 “신라면배가 사업의 난관을 헤쳐나가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유창혁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신라면배는 세계기전 가운데 유일하게 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가대항전이라, 선발된 기사들이 국가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창하오 중국 위기협회(圍棋協會) 부주석도 “중국 내 50여 개 기전 중 ‘한·중·일 바둑 삼국지’로 불리는 신라면배가 가장 인기가 많고 관전열기 또한 뜨겁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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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 기자 today@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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