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말복 이후 폭염이 사그라들면서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지난 2개월 간 꽃게 금어기(6월 21일~8월 20일)가 풀려 대형마트에 가을 햇꽃게 전쟁이 벌어진다. 서해안에서 어획한 꽃게를 산지직송해 봄에 이어 가장 신선한 꽃게를 만날 수 있다.
이 시기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 가을 꽃게를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형마트는 햇꽃게 100g당 990원에, 슈퍼마켓에선 10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행사가 끝난 후 햇꽃게를 둘러싼 유통업체 간 '10원'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이날부터 서해안 꽃게 판매를 시작한다. 우선 홈플러스는 29일까지 신선꽃게를 100g당 990원에 판다.
주요 산지인 충남 태안, 전북 격포에서 밤새 어획한 꽃게를 새벽마다 격포항과 신진도항에서 바로 선별 작업해 전국 매장으로 직송한다. 단, 제주 서귀포점과 강릉점, 삼척점은 22일부터 판매한다.
롯데마트도 이날부터 이틀 동안 서해안에서 어획한 '통발 꽃게(100g)'를 990원에, '유자망 꽃게(100g)'를 1280원에 한정 판매한다. 꽃게는 봄과 가을이 제철이다. 봄에 잡히는 꽃게는 알이 꽉 찬 '암 꽃게'이며, 금어기 이후 가을에 잡히는 꽃게는 살이 꽉 찬 '숫 꽃게'로 유명하다.
이 시기 꽃게는 대형마트 수산매출의 25%를 차지할만큼 대표적인 신선제품이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필수 아미노산과 칼슘이 풍부해 성장기 아이들에게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어기 후 첫 조업에서 잡힌 꽃게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것이 특징이다.
유통업계는 가을 햇꽃게 인기가 예년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 겨울 이상 한파의 영향으로 올해 봄 꽃게의 어획량이 급감해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냉동꽃게 판매량이 높았다. 지난 4월 이마트 생물 꽃게 가격은 4580(100g)원에 달했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꽃게 어획량은 지난 2013년 연간 3만톤 이상에서 지난해 1만 3000톤으로 크게 줄었다. 해마다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과 수온 상승, 한파 등의 요인으로 꽃게 어획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역시 사상 유례없는 폭염에 꽃게의 주어장인 서해안 수온이 3도 가량 올랐다. 이로 인해 꽃게가 수온이 낮은 좀 더 깊은 바다로 이동해 어획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부터 가을 꽃게 가격이 작년보다 크게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는 꽃게의 원활한 물량 수급과 저렴한 가격을 위해 담당 바이어가 7월부터 꽃게 주산지를 방문해 상주한다. 선단과의 사전계약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고, 가격 경쟁에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작업이다.
업계는 이번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햇꽃게 가격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21일부터 100g당 990원 동일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행사 기간이 끝나면 어획량 감소로 인해 작년 가을보다 높은 100g당 1300원대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마트는 오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햇꽃게 판매에 들어간다. 향후 이마트가 꽃게 할인 정책에 따라 경쟁사인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가격 대응에 나설 것이란 계획이다.
이용호 롯데마트 수산MD(상품기획자)는 “금어기 끝난 후 어획된 살이 꽉 찬 꽃게를 올해 처음으로 가장 저렴한 수준의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꽃게 선단 사전 계약과 직거래를 통한 대량 매입 등을 통해 고객들이 제철 꽃게를 부담없이 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