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오비맥주가 장고 끝에 발포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국내 발포주는 하이트진로가 작년 출시한 '필라이트'가 유일하다. 맥주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가 발포주 제품을 출시할 경우 향후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발포 생산을 위해 현재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출시 시기는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엔 선보일 계획이다.
발포주는 맥아 비율이 10% 이하로 맥주보다 낮은 세금이 부과된다. 이 때문에 맥주보다 가격을 훨씬 저렴하게 판매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 제품이다. 맥주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맥아 비율로 맛이 싱겁다는 평이 있지만, 가성비가 높은 맥주로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다.
하이트진로가 작년 4월 출시한 필라이트는 출시 1년 만에 2억캔 판매를 돌파했다. 두 가지 종류의 캔에 이어 1.6L 페트를 포함해 최근엔 '필라이트 후레쉬'를 출시했다. 업계는 필라이트에 출시로 1년 동안 일반 맥주에 비해 약 1000억 가량 세금 혜택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후발주자인 오비맥주는 최근까지 발포주 출시를 저울질했다. 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가장 망설인 이유는 발포주 출시로 '카스' 점유율이 낮아질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기존 카스 구매 고객들이 가격이 저렴한 발포주를 선택할 경우 매출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또 오비맥주는 국내 발포주 시장 성장 가능성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이었다. 필라이트 한 제품으로 발포주 시장이 얼만큼 커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해지고, 정부의 종량세 개편안 추진이 무산되면서 가격 경쟁력있는 발포주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맥주 강세로 현재 오비맥주는 수입맥주 라인업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모회사인 AB인베브를 통해 구스아일랜드, 버드와이저, 호가든, 스텔라 등 수입맥주의 유통과 판매를 맡고 있다.
이르면 올 연말 신제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어 맥주, 발포주, 수입맥주 세 가지 전략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또 오비맥주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발포주 개발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모회사 AB인베브 계열의 발포주를 국내에서 생산해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미 일본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PB 발포주 제품을 광주 공장에서 ODM(제조업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생산해 수출하는 중"이라며 "가정용 4.5%짜리 발포주를 생산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