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KB손해보험이 작년 7월에 출시한 단기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1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 특성상 보험료가 소액이고 출시 초기라 판매건수도 워낙 적다 보니, 한 번의 사고가 손해율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대표이사 양종희)는 필요할 때 단 하루만이라도 가입할 수 있는 단기 자동차보험인 ‘KB매직카모바일하루자동차보험’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승용차나 렌터카를 운전하는 경우 가입할 수 있다. 최대 7일까지 가입 가능하며 보험료는 1일 가입 때 최소 6000원이다. KB손보 외에 더케이손해보험이 유사한 상품을 2012년부터 판매 중이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 상품의 손해율은 100%를 넘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즉, 받은 보험료 보다 나간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손해율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는 총 원수보험료 수준이 너무 적기 때문. 하루 가입 때 보험료가 1만원을 넘지 않는데, 판매량도 최근까지 총 5000여건(월 500여건)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경우, 큰 사고 한 번에 손해율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게 KB손보 측의 설명이다. 실제 사고 건수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보험사가 받는 보험료가 너무 싸다 보니 적은 사고 건수에도 손해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KB손보에 앞서 단기 자동차보험을 처음 선보인 더케이손보도 KB손보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케이손보의 ‘에듀카원데이자동차보험’의 경우 2014년까지만 해도 손해율이 100%를 넘어, 회사 내부적으로 상품을 폐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직전 3년(2015~2017년) 평균 손해율이 80% 수준으로 개선됐고, 현재도 평균치와 비슷하거나 소폭 개선된 손해율을 유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는 하루 3000원 대로 낮지만, 최근 판매량이 월평균 1만건을 넘어서면서 총 원수보험료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더케이손보 관계자는 “2014년까지는 손해율이 100% 밑으로 떨어지지 않아 내부적으로 고민이 컸다”며 “이후 적극적인 마케팅이 효과를 발휘해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손해율도 저절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KB손보 관계자도 “아직 상품 출시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신뢰성 있는 손해율이 산출될 만큼 판매량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공유경제 트렌드에 맞춰 앞으로도 상품 판매를 이어나갈 것이며, 향후 판매량이 높아지면 손해율도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