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정용진 부회장이 PK마켓의 미국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프리미엄 슈퍼마켓의 강자 '홀푸드마켓'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정 부회장은 28일 신세계 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미국 서부 지역에 현지인들이 좋아할만한 아시안 콘텐츠를 들고 나가 외국업체와 승부를 겨뤄볼 예정이다”며 “서부 지역인 LA나 샌프란시스코로 정하고, 최근 방문해(중산층 밀집지역을 중심으로)부동산 시장 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PK마켓은 한식을 비롯해 중식, 일식, 태국, 인도네시아 등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식품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진출 시기는 늦어도 내년 5월로 못박았다. 또 현재 미국에서 유기농 마켓으로 자리잡은 홀푸드마켓과 정면승부하겠다는 각오도 발표했다.
그는 “(해외 진출과 같은)어려운 사업들은 날짜를 정하지 않으면 계속 지지부진하고, 뒤를 밀릴 가능성이 있어서 무조건 내년 5월까지 진출할 것”이라며 “이왕이면 홀푸드마켓 바로 옆에 오픈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홀푸드마켓이 출점한 지역 중심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홀푸드마켓은 지난 1980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시작됐고, 현재 미국과 캐나다, 영국에서 슈퍼마켓 431개를 운영하고 있다. 다른 슈퍼마켓 체인에 비해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지난 2014년 매출액 기준으로 미국 내 30위 유통 기업에 속하기도 했다. 작년 아마존이 홀푸드마켓을 인수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최근 미국 LA 방문에서 둘러보고 온 베버리힐스 지역 출점에 대해 “베버리힐스에 들어가려고 검토했는데, 임대료가 너무 비쌌다”고 아쉬워했다. 미국에 진출할 점포 규모에 대한 질문엔 “다다익선”이라고 답해 여러 지역에 점포를 오픈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재 정 부회장은 미국의 유통업체 인수도 고려 중이다. 미국 진출을 위한 국내 인력을 미국에 데려가거나 미국 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기엔 현지 인력난으로 고용문제가 있어 기존 유통업체 인수를 새로운 대안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을 토대로 선진국 진출을 시사했다. 이마트를 중심으로 베트남과 몽골 등 동남아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호주와 유럽 등 선진국으로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는 것.
정 부회장은 “과거 중국 시장에서 뼈아픈 실패를 한 경험을 토대로 동남아와 선진국 진출을 보고 있다”며 “다만, 동남아시아는 성장하는 반면, 규제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규제가 없어 무한경쟁이 가능한 호주와 유럽 등 선진국 진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열린 신세계그룹 주주총회에서 정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제외를 두고 책임경영 행보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에 대해 “등기이사 선임은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다만,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대주주는 등기여부와 관계없이 경영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