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반려동물의 안전과 건강을 걱정하는 견주들의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해상이 10여년 만에 애견보험을 재출시 했기 때문이다. 펫보험의 원조 격인 현대해상의 ‘애견보험의 귀환’에 보험업계 안팎에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 2016년부터 ‘하이펫애견보험’을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하이펫애견보험’은 일반 가정집에서 키우는 개들 가운데 90일령 이상 만 7세(96개월령)까지를 가입 대상으로 한다. 가입 기간 1년 동안 총 보상한도는 500만원이며 질병과 상해에 대해 보상한다. 반려견이 입힌 피해에 대해서는 연간 2000만원까지 보장한다.
기존 타사 상품들과는 살짝 차이가 난다. 특약을 통해 피부질환을 보장한다는 점이 바로 그것. 다만 선천적·유전적 질병, 특정질병, 예방접종 가능질병, 임신, 출산, 미용, 중성화 등은 타사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보장되지 않는다. 치료비에 대한 보상금은 자기부담금 1만원을 제외하고 최대 70%까지 받을 수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2007년 말에 국내 손해보험사 최초로 애견보험을 시장에 내놨었다. 그리고 몇 년 뒤에 다른 회사들과 함께 철수한 바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가장 큰 문제는 손해율이었다. 예상보다 현저히 높은 손해율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애견보험을 포함한 일반보험은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가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보험사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재보험에 가입한다. 이때 재보험사는 ‘협의요율’을 산정하는데, 문제는 재보험사 또한 참고할 데이터가 없어 부득이하게 해외 사례를 가져와 요율을 정하게 된다.
해외 사례를 참고해 정한 협의요율이 국내 사정과 맞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등이 외국과 비교해 격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사의 예상보다 손해율이 현저히 높게 나타났었다고.
현대해상 관계자는 “당시에는 국내에 참고할 데이터가 없어서 해외 사례를 참고해 요율을 산정했다”며 “그렇다보니 국내 사정과 맞지 않은 면이 있어 손해율이 급격하게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후 10여년의 시간이 지났고, 반려동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나 제도 등이 나아졌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오랜 기간 동안 데이터가 축적됐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도 요율을 산정하기 한결 나아졌다는 평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반려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좋아졌고, ‘반려견 등록제’와 같은 제도가 생겨 위험 요인은 줄어든 상태다”며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아직 확신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해 굉장히 신중하게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